지난 세기

from text 2015/08/26 23:07
다시 바람이 분다. 바람이 불고 검은 새가 도시를 선회한다. 길 끝으로 길을 불러 지난날을 노래한다. 지난 세기를 보낸 사람은 다음 세기를 맞지 못한다. 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, 선생님. 취한 사내가 세계를 잠시 흔든다. 불길한 계집과 주인 잃은 거미집이 그림자처럼 떤다. 달이 뜨고 사랑이 진다. 젖은 사내는 오늘 거미집에 계집 같은 잠을 청할 게다. 나도 길 끝에서 술을 얻고 옛 노래를 들어야지. 돌아오는 길에는 낯선 길이 길게 이어질 테다. 나에게도 불안한 계집처럼 불길한 사랑이 깃들 테다. 아무렴, 검은 새가 곤두박질치고 바람이 바람을 불러 함께 운다.
2015/08/26 23:07 2015/08/26 23:0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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