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른 계절

from text 2016/05/25 22:50
다른 계절이 오면 다른 꿈을 꿀 테다. 다른 세상을 맞아 다른 사랑을 꿈꿀 테다. 바람이 지난다. 바람 곁을 바람처럼 지난다. 오랜 옛날, 나는 내가 아니었다.

늦은 소식이 제 힘으로 제 소식을 만든다. 아무도 감응하지 않을지라도 혼자 소멸하지 않는다. 나는 내가 아니다. 비가 내려도, 술을 마셔도 다시 만날 수 없다.

무엇이든 끝 간 데를 상상했다. 미웠던 만큼 마음을 다한 거다. 더는 알 길이 없다. 술을 먹고 나면, 우주에 나선 것처럼 사람들이 작고 예쁘게 보인다. 난데없이 눈물이 난다. 그래, 갈 길 없는 거다.

교복을 입은 큰아이를 본다. 독립된 인격체에 벌써 세월이 묻어 있다. 오월이 간다. 여름이 가고 지난날의 내가 가고 너와 나의 인생이 간다. 기억이야 무관하리. 온 데로 돌아가니 저어할 일 없어라.
2016/05/25 22:50 2016/05/25 22:5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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