꿈결에

from text 2017/10/09 22:43
꿈결에 꿈길을
꿈꾸듯 꿈꾸듯 걸었다
길 끝이 네 꿈에 닿아
꿈이구나
꿈이구나 알았다
버려진 아이처럼
그 길 끝에
꿈꾸듯
다시, 잠이 들었다
2017/10/09 22:43 2017/10/09 22:4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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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월 22일

from text 2017/09/24 16:31
이별에는 합당한 시간이 필요하다. 미처 예비하지 못했다면 떠난 후에라도 고통과 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. 이 세상과 연이 다한 경우라면 마땅한 격식과 순서를 더해야 한다. 기꺼이 너의 기일을 기록해 둔다. 끝내 제게만 모질었던 김요셉, 마땅히 성자의 반열에 올라 영원한 안식을 누리리라.
2017/09/24 16:31 2017/09/24 16:31

나머지 여름

from text 2017/08/22 20:22
가을, 여름이 다하지 않은 가을이다. 필시 언제 어디서 나머지 여름이 작열할 것이다. 팔월 중순의 한밤, 술집들이 다 익은 알밤처럼 출입문을 열고 있다. 어디선가 낯익은 별이 떨어지고, 일행과 헤어진 나는 떨어진 별처럼 아무렇게나 손님 없는 빈집으로 들어간다. 며칠 새 확 늙은 기분이다. 거짓말 같은 날씨, 마치 더는 읽을 만한 흥미로운 글이 없어 스스로 쓰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새로 술병의 목을 딴다. 번지를 잃어버린 삼덕동, 봄이면 그곳에도 연분홍 연분이 피어나겠지. 더운 흙은 제 기운을 못 이길 테고, 더는 갈 길 없는 너도 새봄을 핑계로 다하지 않은 꿈을 접었노라 우기기 좋을 테다.
2017/08/22 20:22 2017/08/22 20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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